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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물국수의 추억

창작글 (낙서)

by 주지헌 2023. 6. 29.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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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겐 매우 특별한 음식이 있다. 특별히 맛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재료도 들어가지 않는 그런 음식이다. 재료는 딱 한 가지만 사면된다. 그렇다고 가격도 비싸지도 않다. 요즘처럼 고물가 시대에 단돈 몇 천원으로 다섯 명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그런 재료다. 바로 서민의 음식 ‘국수다’. 국수가 뭐 그리 특별한 음식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 거라 생각 되지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국수는 일반적인 ‘멸치국수’도 아니고 ‘비빔국수’도 아니다. 그냥 시원한 냉수 물에 어느 집에나 있는 설탕을 적당히 넣고 잘 풀어 국수를 말아 먹는 게 전부인 '설탕물국수'가 그것이다.
  이름만 들으면 바로 “그런 걸 왜 먹어?”라는 반응이 나오는 그런 음식이지만 나에겐 어릴 때 추억이 담긴 그런 음식이다. 설탕물에 국수는 그냥 달달한 생 국수 맛이 전부다. 그냥 먹어도 되지만 거기에 신 김치를 올려 먹으면 더 맛있다.
  70년대 중반에는 대부분의 가정들이 살림이 그리 넉넉하지 못했다. 우리 집도 예외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일곱 명이나 되는 식구를 먹어 살리겠다는 신념으로 아버진 조그만 공장을 운영했다. 그 당시 일본식 전화기를 만들어서 본사에 납품하는 일이였다. 밤낮으로 공장을 돌리는데도 가정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그저 밥 세끼 먹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런데도 납품 날짜를 맞추기 위해 어렵지만 일하는 사람들을 고용해 공장을 운영했었다. 
  그래도 아버지가 조금한 사업을 한다고 명절 때만 되면 여기저기 관련 업체에서 명절 선물을 보내오는데 선물은 대부분 설탕였다. 그것도 푸대 단위로 들어오니 설탕이 광(창고)에 쌓여있었다. 어머닌 매일 한번 씩 일꾼들을 위해 새참을 만들어서 내가곤 했는데 주 메뉴는 국수였다. 요즘은 휴식시간에 주로 커피를 마시곤 하는데 그 당시는 커피가 매우 귀할 때라 새참만이 유일한 당을 섭취할 수 있는 간식이였다.
  설탕물에 국수만 넣고 만든 그 국수가 무슨 영양가가 있기야 하겠냐만 일을 하다가 당이 떨어질 때 쯤 달달한 국수 한 그릇을 내놓을 때면 형들은 돌리던 사출기를 멈추고 지하실에서 올라와 몇 젓가락 안 되는 국수를 물마시듯 후루룩 먹고 다시 힘을 내서 일을 이어가곤 했었다.  
  어머니는 어린 날 등에 업고 국수를 삶아 찬물에 행굴 때 생 국수를 몇 가닥 돌돌 말아 내 입에 넣어주곤 했었다. 그리고 조그마한 그릇에 따로 담아 설탕을 넣고 국수를 말아주던 기억이 난다. 그냥 달달한 맛이 전부인 생 국수였지만 그때는 그게 왜 그렇게도 맛이 있었는지 참 아이러니 하다. 
  요즘도 그때 자주 먹던 국수 때문에 그런지, 아님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나신 어머니의 추억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하루에 한 끼는 꼭 면 종류의 음식을 챙겨 먹곤 한다. 국수 이외에도 나름 유명한 요리사의 래시피도 찾아보면서 여러 음식을 만들어 먹고 있지만 간단하게 먹고 싶을 때면 언제나 대접에 물을 붓고 냉동실에서 사각얼음을 몇 개 넣어 국수를 말아 먹곤 한다. 
  서민들에게 국수는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일상에서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또한 쌀, 매밀, 녹두, 고구마나 감자 전분 등 다양한 식 재료로 새롭게 개발되어 시중에 판매가 되고 있지만 주로 밀가루로 만든 국수가 많이 팔리고 있다. 심지어 건강 국수라고 인삼, 당귀 등 여러 한약재가 첨가된 국수까지 개발되어 나오고 있어서 이제 국수는 건강식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각각의 개인 취향에 따라 선택해 골라 먹을 수도 있어서 어쩌면 이러한 이유로 국수는 서민들에게 사랑받는 음식 중 하나일지 모른다. 
  가끔 지인들의 결혼식이나, 행사에 갈 일이 생기면 대부분 뷔페가 차려진다. 평소에 못 먹는  다양한 음식이 차려져 이것저것 많이 먹지만 끝은 늘 국수를 먹으며 마무리를 한다. 국수를 안 먹으면 먼가 허전하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해야 되나? 
  나에겐 국수는 어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추억의 음식이고 허전한 배를 든든히 채워주는 그런 특별하고 고마운 음식이다. 이 리포트를 끝마치면 여전히 국수 한 그릇으로 점심을 해결할 것이다.  
 


# 이글은 경희사이버대학교 기말시험 리포트로 제출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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