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즐겨보는 TV프로그램은 주로 예능 프로그램이다. 요즘 들어 웃을 일이 없다. 뉴스를 보고 신문을 봐도 우울하고 짜증만 난다. 그래서 웃기 위해서 일부러 그런 예능 프로를 찾아보는 편이다.
현실도피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우울하게 있는 거 보다 낫지 않은가?
전엔 고 용량의 하드 디스크를 구입해 '1박2일'이나 '페밀리가 떳다' 등을 저장해놓고 TV에 연결해 시청하곤 했는데 요즘엔 '웨이브'나 '티빙'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는데 가 많아 구지 TV에 연결해서 보는 일이 없어졌다.
그리고 요즘엔 많은 예능 프로가 생겨서 특정 프로만 정해놓고 보는 편은 아니다. 그러나 내가 요리와 여행을 좋아해서 그런지 몰라도 '삼시세끼' 나 '꽃보다 시리즈'와 같은 관련 프로는 놓치지 않고 꼭 챙겨보는 편이다.
내가 이야기 하고 싶은 건 프로그램 이야기가 아니고 이런 방송을 기획하고 만드는 사람, 즉 PD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다.
많은 PD들이 있겠지만 그 중에 나영석 PD를 이야기 하고 싶다.
나영석 PD는 스타 PD다. KBS 예능 프로인 해피센데이 1박2일 보조PD로 시작해서 매인 PD로 올라 1박2일를 최고 수준까지 올려놓은 장본인이다. 그리고 본인이 직접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얼굴을 알리는 PD로도 유명하다. 그래서 오히려 매인 출연진 보다 인기가 많은 귀한 현상까지 만들어 냈다.
그러다가 해피센테이 수장 이명환 PD가 TVN 국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면서 나영석 PD도 같이 TVN에 합류하게 된다. 근데 나PD 혼자 간 게 아니라 1박2일에서 동거동락 했던 스텝진 전부와 함께 간 것이었다. 그래서 만든 첫 프로가 꽃보다 할배였고 뒤를 이어 삼시세끼, 신서유기, 윤식당과 같은 굵직한 프로그램들을 만들어냈다. 진짜 대단한 사람이다.

나영석 PD가 대단하다고 느꼈던 건 삼시세끼 어촌편에서 보여준 편집 실력이었다. 아마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어촌편에서 매인 호스트는 세명이었다. 차승원, 유해진, 손호준... 대게 이렇게 알고 있다. 그러나 손호준은 매인 호스트가 아니었다. 게스트였다. 그러다가 4회 때부터 매인으로 합류해 끝까지 이어나간다.
그럼 처음에 나와야 했던 사람은 누구였냐?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하겠다.
삼시세끼 정선편이 끝나고 어촌편 예고편이 방영되었다. 그때 신사동에 있는 모 고기집에 모여서 첫 미팅하는 모습이 방송에 그려졌다. 그때 차승원, 유해진이 들어오고 장근석이 들어오는 장면이 나왔다. 술을 마시며 어떤 프로그램인지 설명하는 장면이 나오고 나PD는 장근석을 보며 근석씨는 회집 아들이다. 그리고 직접 회도 뜨니 걱정하지 말라고 까지 이야기 한다. 그리고 잘 해보자고 하고 예고편은 끝이난다.
난 당연히 이 세명이 이끌어 가는 삼시세끼를 보겠거니 생각하고 기다렸다. 그리고 본방사수를 하려고 다른 날 보다 일찍 들어와서 방송을 시청했다. 근데 나와야 될 장근석이 안보이는 것이였다. 스케줄 때문에 하차했나? 아님 몸에 이상이 생겨 합류하지 못했나? 뭐 사정이 있겠지 생각 했다. 그러나 이상했다. 중간 중간에 화면 픽셀이 깨지는 것이었다. 카메라가 안 좋나? 방송을 찍는데 안 좋은 카메라를 쓸 일은 없을 테고 뉴스에서만 보던 화면확대를 일부러 썼을 리도 만무하고... 이상했지만 그래도 재미있어서 계속 시청을 했다. 근데 밥상을 차리는데 숟가락이 세 개었다. 세 개? 방송에 나오는 사람은 두 명인데 왜 세 개일까? 밥상에 둘러 앉아 밥을 먹는데 한 명이 더 보인다. 누구지? 아~ 바로 장근석이었다. 장근석이 나온 장면을 통 편집한 것이었다. 자고로 통 편집이라 함은 그 장면을 다 들어내는 것을 말 한다. 그래서 통 편집을 하면 대게 프로그램의 흐름이 깨지게 마련인데 그러나 전혀 티가 나지 않았다.
나PD는 그 장면을 다 들어내는 방식을 사용하지 않고 화면을 확대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래서 중간 중간 화면 픽셀이 깨져 보였던 것이다. 장근석이 화면에 나오면 그 부부만 확대해 장근석을 화면 밖으로 빼버렸다.
후에 알게 된 일이지만 삼시세끼 1차분을 찍고 있는 상태에서 일이 터졌다고 한다. 바로 장근석의 세금포탈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었던 것이었다.
전에도 많은 연애인들이 이런 저런 문제로 자진하차하거나 통 편집을 당했다. 1박2일 때 MC몽과 강호동이 그려했다. 장근석 소속사에선 공론화되기 전에 이미 문제를 해결했고 법적으로 아무 문제없다고는 했지만 이미 여론은 그렇지가 않았다. 그래서 나PD는 고민했다고 한다. 정선편이서 보여준 안정적인 모습, 정서적인 모습을 배제하면서 까지 방송을 감행하자니 여론이 지탄할게 뻔하고 그렇다고 처음부터 다시 찍을 수는 없었다.
고민 끝에 나PD는 장근석에게 통 편집을 하겠다고 알렸고 장근석도 이를 흔쾌히 받아들어 계속 촬영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바로 하차할 수 없었다. 당시 해상 날씨가 좋지 않아 나올 수가 없어서 1차 촬영이 끝날 때 까지 함께 있었다고 한다. 방송을 보면 알겠지만 게스트로 출연했던 손호준은 기상 악화로 배가 뜰 수 없어서 이틀 더 머물러 있는 모습이 방영되었다. 날씨가 그렇다 보니 촬영 일정도 하루를 더 연장했서 찍었다고 한다. 2차 촬영에서는 손호준이 고정으로 합류하면서부터 화면을 늘려서 픽셀이 깨지는 현상은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나 PD는 방송에서는 볼 수 없는 화면 확대라는 기법을 과감히 시도했고 아무 문제없이 방송을 이어갔다.
# 이 글은 2년전에 글쓰기 연습으로 적성된 글입니다. 지극히 개인의 주관적인 글이니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아이들의 사과 (4) | 2025.10.14 |
|---|---|
| 엄마의 따뜻한 가슴 (0) | 2025.10.13 |
| 잘못된 능력주의, 진짜 능력주위 (0) | 2023.07.05 |
| 오스트리아여! 잘츠부르크여! (6) | 2023.07.01 |
| 설탕 물국수의 추억 (7) | 2023.0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