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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장애인이다!

창작글 (낙서)

by 주지헌 2026. 4. 13.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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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을 마치고 날씨도 따뜻해서 불암산으로 산책을 갔습니다.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지나가면서, "아~ 참 좋다." 이 기분을 가지고 밤 늦게까지 있다가 가려고 했습니다. 

 그때 앞에서 오던 한 꼬마아이가 저를 보더니 갑자기 달려왔습니다. 눈은 동그랗게 커져 있었고, 무언가를 발견한 듯한 표정이었습니다. 아이는 손가락으로 저를 가리키며 큰 소리로...

“와, 장애인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 순간 시간이 멈춘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몸도, 바퀴도, 생각도 잠깐 멈춰버린 것 같았습니다.

 자주 듣는 이야기지만 순간 당황스러웠습니다. 오늘 처럼 대놓고 면전 앞에서 그런 건 처음이였거든요. 웃어야 할지, 아무렇지 않은 척 지나가야 할지, 아니면 무언가 말을 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습니다. 머릿속이 잠깐 비어버린 느낌이었습니다. 아이 뒤에 서 있던 엄마로 보이는 여자는 그 장면을 조용히 바라보고만 있었습니다. 아이를 말리거나 놀라는 기색 없이, 그저 지켜보다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아이의 손을 잡고 지나갔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 잠시 남겨진 느낌이었습니다. 도대체 지금 이 개 같은 상황이 무엇인지, 쉽게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화가 난 것인지, 서운한 것인지, 아니면 제가 괜히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인지 스스로도 분간이 되지 않았습니다. 아이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장애인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사실을 누군가에게서 ‘발견되듯’ 들을 때마다 이상하게 낯설고 불편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마치 제가 한 사람으로 보이기보다, 길 위에 놓인 어떤 특이한 존재처럼 여겨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신기하다”는 감정이 담긴 한마디 속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거리감이 있었습니다. 저는 늘 같은 자리에서 살아가고 있었지만, 누군가의 시선 속에서는 그 순간 처음 등장한 존재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의 잘못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아이들은 본 대로, 느낀 대로 말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그 옆에 있던 어른은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던 그 표정이 오히려 더 오래 남았습니다. “그렇게 말하면 안돼”라는 말 한마디만 있었더라도 이 상황이 이렇게까지 마음에 남지는 않았을 것 같았습니다.

 저는 다시 천천히 바퀴를 움직였습니다. 그러나 아까처럼 속도가 나지 않았습니다. 바람도 여전히 불고 있었고 길도 그대로였지만, 방금 전과는 전혀 다른 길처럼 느껴졌습니다. 마음 한편이 무겁게 가라앉은 채로, 한동안 아무 생각도 하지 못한 채 그저 앞으로 나아갈 뿐이었습니다.

@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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