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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문틈으로 들어온다

창작글 (낙서)

by 주지헌 2025. 12. 4.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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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로 이사 와서 처음 맞는 겨울.
새벽 다섯 시, 영하 11도.
어제 날씨 예보에서 올해 들어 가장 춥다고 철저히 관리하라고 했는데... 그 말은 그대로 이불 속까지 스며들어 나를 깨운다.

여긴 지어진지 오래된 아파트라 외풍이 심하다.
창에 붙인 외풍방지 뽁뽁이는 투명한 마음 같은 것. 막고 싶은 마음만큼이나 성실하게 붙여 두었지만, 찬 공기는 그 마음을 가볍게 비켜 들어온다. 창문 틈으로 들어온 바람이 방 안을 한 바퀴 돌고, 내 숨결 위에 조용히 내려앉는다.

이사 오기 전, 옆동에 살던 누나의 말이 떠오른다.
"여기 겨울엔 많이 추울 거야."
그때는 그냥 아무 생각없이 들렸던 말인데, 지금은 새벽 공기처럼 또렷하게 다가온다. 사람의 말은 이렇게 뒤늦게 와서 몸으로 이해된다.

베란다 쪽을 바라본다.
"세탁기... 제발 열지만 말아라."
그 작은 틈이 새벽의 온도를 바꾸고, 내가 잠든 자세를 바꾸고, 꿈의 깊이까지 바꾼다. 베란타 사이에 문 하나인데 그 사이로 겨울이 다 들어온것 같다. 

그래도 생각한다.
몇 해를 더 살다 보면, 이 추위에도 적응하겠지.
사람은 결국 온도보다 기억에 먼저 길들여지니까. 처음엔 놀라 깨어나던 새벽도, 언젠가는 이불을 한 번 더 끌어당기고 자연스럽게 다시 잠드는 순간이 되겠지.

지금 이 겨울은 아직 낯설고,
이 집의 숨결은 아직 차갑지만,
나는 오늘도 이불 속에서 조금씩 이 집의 사람이 되어 간다.
차가움을 견디는 방식으로,
천천히, 아주 천천히.

@제미나이 생성형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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