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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미언 허스트 전시회: 남들에겐 명작, 저에겐 조금 시시했던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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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지헌 2026. 4. 5.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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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시간을 내어 요즘 가장 핫하다는 '데이미언 허스트'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사실 이번 방문은 제가 먼저 계획한 건 아니었습니다. 친한 후배가 표를 구했다며 같이 가자고 제안을 해와서, 가벼운 마음으로 따라나서게 되었습니다. 워낙 세계적으로 화제성이 뛰어난 작가이기도 하고, 현대미술의 악동 혹은 살아있는 거장이라는 화려한 수식어들이 항상 따라다니는 분이라 전시장에 도착할 즈음엔 내심 많은 기대를 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전시장 입구를 지나 작품들을 하나하나 마주했을 때의 솔직한 감상을 말씀드리자면... 음, 저에게는 생각보다 많이 시시하게 다가왔습니다. 작품을 보며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차오르는 흥미나 감동이 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인터넷이나 매체에서 수도 없이 보았던 유명한 동물 박제 작품들이나, 캔버스를 채운 알록달록하고 규칙적인 점들을 직접 두 눈으로 확인했는데도 불구하고 마음속에서 '우와!' 하는 감탄사가 터져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그 유명하다는, 수천 개의 다이아몬드가 빼곡히 박힌 해골 작품('신의 사랑을 위하여')을 실물로 마주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번쩍이는 보석의 화려함은 분명 시선을 사로잡았지만, 그 작품이 담고 있다는 삶과 죽음에 대한 심오한 메시지보다는 '저 다이아몬드 가격을 다 합치면 도대체 얼마일까?' 하는 세속적인 호기심이 먼저 들었습니다. 현대 예술의 세계가 워낙 심오하고 철학적이라지만, 저의 개인적인 주파수와는 잘 맞지 않았는지 관람하는 동안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기까지 했습니다. 제 취향은 확실히 아니었던 셈입니다.

  그런데 참 재미있게도, 이번 전시회에서 제게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은 데이미언 허스트의 작품 자체가 아니라 바로 전시장 안을 가득 채운 '사람들'이었습니다.

  제 눈에는 그저 평범하거나 다소 난해하게 느껴지는 이 전시장이, 정말 발을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관람객들로 꽉 차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엄청나게 진지한 눈빛으로 다이아몬드 해골의 디테일을 감상하고 있었고, 유명한 작품 앞에서 인증샷을 남기기 위해 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표를 구해온 후배 역시 눈을 반짝이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왠지 저만 이 공간에서 덩그러니 동떨어진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 열기 가득한 풍경을 한발 물러서서 가만히 지켜보자니 참 기분이 묘해졌습니다. 속으로 '내게는 이렇게 시시하게 느껴지는 것을 보기 위해,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귀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찾아오다니. 데이미언 허스트라는 작가가 진짜 유명하긴 엄청나게 유명하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작품 자체가 지닌 예술적인 가치나 미학적 의미는 미술에 조예가 깊지 않은 제가 감히 평가할 수 없겠지만,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을 한 공간으로 이토록 강렬하게 끌어모으는 그의 엄청난 이름값과 화제성만큼은 진짜 대단하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술가라기보다는 하나의 거대하고 성공적인 '브랜드'를 눈앞에서 목격하고 온 기분이 들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데이미언 허스트 전시는 제게 벅찬 감흥을 안겨주지는 못한 아쉬운 전시였습니다. 그래도 표를 구해준 후배 덕분에 화제의 중심에 있는 전시를 경험해 볼 수 있었던 건 고마운 일입니다. 역설적이게도 '예술을 느끼고 받아들이는 기준은 사람마다 참으로 주관적이다'라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달을 수 있었고, 세상을 움직이는 '유명세'라는 것이 얼마나 거대하고 압도적인 힘을 가졌는지 온몸으로 체감하고 온 하루이기도 했습니다. 남들이 다 열광하고 극찬한다고 해서, 그것이 무조건 제게도 좋은 경험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번 경험을 발판 삼아, 다음번 문화생활을 할 때는 남들의 시선이나 유명세에 휩쓸리기보다는 온전히 제 마음을 울릴 수 있는 제 취향에 꼭 맞는 전시를 신중하게 찾아가 보려고 합니다. 여러분도 남들이 다 좋다고 하는 것보다는, 스스로가 진정으로 즐길 수 있는 것들을 찾아내는 일상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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